[압수품 옮기는 김건희 특검팀]
김건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실체와 함께 회사 측이 특검 압수수색 등 수사에 대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추적 중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일록 삼부토건 대표는 전날 특검에 출석해 15시간(조서 열람 포함)가량 참고인 조사를 받고 밤늦게 귀가했다.
특검팀은 오 대표를 상대로 압수수색 집행에 앞서 삼부토건이 본사를 이전한 게 증거 인멸 정황이라고 보고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삼부토건 본사는 서울 중구에 있었으나 지난달 30일 돌연 종로구로 변경됐다.
지난 3일 출범한 특검팀은 수사 개시 하루 만에 본사와 옛 사무실, 최대주주였던 디와이디 사무실 등 회사 6곳과 피의자 주거지 7곳에 수사 인력을 보내 PC에 저장된 각종 파일과 결재 자료, 내부 보고서 등 문건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오 대표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 사정상 법원 허가를 받고 이전이 이뤄졌다며 증거 인멸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은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빼돌리고 관련자들 사이에 말 맞추기를 시도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증거 인멸 정황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기업 비리 수사에서는 압수수색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검팀은 회사 내의 여러 부서가 관련돼 있고 이해관계자도 다양한 이번 사건의 특성상 핵심 자료를 은닉했거나 폐기 또는 빼돌렸을 가능성을 포함해 본사 이전 경위를 짚어보고 있다.
삼부토건 측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주최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는 등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업무협약 자료를 확보한 특검팀은 오 대표를 상대로 실제 문건대로 사업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등 삼부토건의 우크라이나 사업 실체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