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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지만 느낄 수 있어요" 그들의 오색 블루스 제주여행

농인들 제주 찾아 관광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됐으면" "한국서 처음 열리는 세계농아인대회 많은 관심 부탁"

[제주 농인들의 오색 블루스 여행](사진:연합)

 

"치유의 숲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3일 오전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만난 농인들은 두 손을 하늘로 뻗어 흔들며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었다.

 

손을 뻗어 흔드는 건 '환영한다'는 뜻의 수화다.

 

"이 길은 누구나 걸을 수 있는 무장애 숲길입니다. 오늘은 이 길로만 다닐 거예요."

 

숲 해설사의 말이 수화를 통해 농인들에게 전달됐고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숲으로 향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 초록 싱그러운 기운을 내뿜는 제주의 숲은 이름 그대로 그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수령 60년이 넘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산들바람, 푹신푹신한 흙, 그리고 산뜻한 숲의 내음이 모든 감각을 통해 전달됐다.

 

숲에서 지저귀는 새 소리까지도 마음을 통해 전해지는 듯 모두가 환한 표정을 지었다.

농인들은 숲속에 설치된 해먹에 누워보기도 하고, 맨발로 숲을 걸으며 비록 들리진 않지만,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온몸으로 자연을 만끽했다.

 

숲을 걷다 숲속에 마련된 족욕장에서 따뜻한 온수에 발을 담글 땐 또다시 외마디 탄성과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점심 때쯤 지역주민들이 대나무로 짠 바구니인 '차롱'에 정성껏 마련한 제주 향토음식 도시락이 나오자 두 손으로 받아 들며 미소로 화답했다.

 

제주의 맛을 맛있게 즐기길 바라는 제주 주민과 그들의 정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졌다.

 

정희찬 한국농아인협회 중앙상임이사는 "몸 속 있는 모든 것들이 다 깨끗하게 순화되는 느낌"이라며 "치유의 숲은 농인들을 위한 힐링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농인들은 눈으로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굉장히 잘 꾸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색채로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여행, 정말 제주다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한국농아인협회, 무장애관광 전문 여행사 '두리함께'는 이날 전국 농아인 리더들을 대상으로 '제주의 오색 블루스 여행'을 마련했다.

 

[제주 치유의 숲 걸으며 '힐링'하는 장애인들](사진:연합)

 

참가자들은 2박 3일간 주제에 걸맞게 제주에 흐드러지게 핀 각양각색의 수국과 푸른 바다, 초록 숲을 감상했다.

 

또 돌문화공원에서는 화산섬을 이루는 제주의 검은 돌을, 용눈이 오름에서는 말과 소를 키우는 전형적인 목가적인 풍경을 두 눈과 가슴에 담았다.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농아인협회 전국 시도협회 및 시군구 지회장 250여명이 참여한다.

 

행사의 의미는 각별하다.

 

오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인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WFD)의 성공적인 개최와 제주가 전세계 농아인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가 되길 바라는 기원이 담겼다.

 

김성완 한국농아인협회 충남농아인협회장은 "세계농아인대회는 전세계 다양한 국가, 인종의 농인들이 4년에 한 번씩 모이는 올림픽과 같은 큰 행사"라며 "BTS, K컬처, K푸드 이런 것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면서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행사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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