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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래교육의 공습경보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전면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 까지 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가 계속된다면, 몇 년 후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는 학교는 어른들의 기억과는 다를 것이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교실이 아니라 안방일수도 있고 가상공간일 수도 있다. 친구들과 몸을 부딪치며 어울리는 대신 아바타로 인사를 나누고 친구의 모습도 서로 비슷비슷한 아바타 스타일로 기억하게 될지 모른다.

 

흔히 태풍의 눈에 들어서면 별다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고요함에 놓이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교육현장에도 미래교육의 태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코로나가 끝나면 예전의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지 잠잠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중단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원격수업을 시작했고 이제는 쌍방향 화상수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으니 학교가 보였다'는 말처럼 닫힌 문 앞에서 오로지 문이 열리기만 고대하면서 등교만 하면 교육의 모든 문제가 사라지고 다시 과거의 학교로 회귀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일까.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는 "우리 학생들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오늘날 학생들은 더 이상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가르치려 했던 그 아이들이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더 좋은 교육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일갈한다. 교육은 달라져야 하고, 이미 달라지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고, 2022년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단계별로 시작된다. 어느 하나도 현장 착근이 결코 쉽지 않은 개혁과제들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국가 미래교육기관으로서 개정 교육과정을 위한 플랫폼을 열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고교학점제를 뒷받침하는 지능형 나이스를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미래교육을 향한 준비작업으로 교육 콘텐츠와 에듀테크 서비스 등 교육자원의 총 집합체라 할 "K에듀 통합 플랫폼"구축을 진행 중이다. K에듀 통합 플랫폼은 교사들에게는 교수학습 설계부터 학습관리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와 에듀테크(교육기술)까지 지원하며, 학생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수업이 가능한 플랫폼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서 축적된 학습데이터에 대한 분석은 개인별 맞춤형 학습으로 나아가게 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교육은 근본적으로 인간과 인간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이며,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의 경험을 확장하는데 있다. 미래교육은 기술을 통해 사회적 소통을 확대하고, 학습자의 경험을 넓혀줄 수 있으며,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해 교육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여줄 수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학습 지원을 통해 학생을 중심에 두고 교육의 보다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할 수도 있다. 반대로 맹목적인 기술주의에 함몰되면 교육 본연의 역할을 상실하고 인간성 상실과 교육격차를 확대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향후 몇 년간 코로나19가 촉발한 시대적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정책변화와 기술의 진보가 맞물려 초래할 미래교육의 공습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고 믿는 데서 출발한다. 부디 우리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성찰이 때를 놓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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