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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과 숨으로 연결된 나무와 나…'나무를 대신해 말하기'

식물학자가 말하는 나무 이야기 다룬 책

[나무와 나]

 

아일랜드인 엄마와 영국인 아빠는 다이애나가 어린 시절 이혼했다. 다이애나는 엄마와 함께 아일랜드의 시골에서 자랐다. 어느 날, 엄마가 '존 그 나쁜 XX가 죽었군'이라며 쾌재를 불렀다.

 

아빠의 부음 소식을 그렇게 전하던 엄마도 그로부터 몇 달 후 교통사고로 숨졌다. 다이애나는 천애 고아가 됐다. 외삼촌에게 몸을 의탁했으나 그는 뜬구름을 잡으러 다니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다이애나가 마음으로 의지할 곳은 숲이 우거진 지역 리쉰스에 사는 이모할머니였다. 그는 할머니에게 약초와 나무에 대해 배우며 숲과 식물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식물학자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가 쓴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갈라파고스)는 말 못 할 유년의 상처를 딛고 식물학자로 커간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담한 형식으로 풀어낸 에세이다. 저자는 2019년 퓰리처상 수상 소설 '오버스토리'에 나무들의 의사소통에 관해 연구하는 식물학자의 실제 모델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리쉰스에서 자라며 나무는 저자의 삶에 아주 깊숙하게 자리했다. 나무의 존재를 가까이 느끼고, 나무가 내는 소리를 듣는 건 저자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관심과 애정은 나무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로 이어졌다.

 

"나는 나무에 트립토판-트립타민 경로가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나무도 우리 뇌에 있는 것과 똑같은 화합물을 갖고 있는 사실을 증명했다. 나무에는 생각이나 의식을 갖는 데 필요한 모든 구성요소가 담겨 있다."

 

[책 표지 이미지] (사진:갈라파고스)

 

책은 나무의 도움을 받아 개인의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기후 위기'라는 지구적 문제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대기 중에 산소를 뱉어내는 나무는 '기후 위기'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한 사람이 6년 동안 해마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면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3억년 전 이산화탄소 농도가 유독할 정도로 높은 환경을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놓은 존재는 나무였다. 나무는 "또 한 번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도시의 고층 건물 발코니에 화분 하나를 내놓는 것처럼 소박한 행위, 나무를 함부로 베지 않도록 결의하는 것도 기후변화를 멈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는 개인적으로 하찮아 보이는 자연보호 방식이라도 지속해 실천한다면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그 실천이 너무 늦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더 오래 방치하면 그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자연계가 불안정해지면 인류가 이룩한 제도도 혼란에 빠질 것이며 나무가 우리에게 준 엄청난 선물이 허공으로 흩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

 

장상미 옮김. 3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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