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주요기사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여,야 화해와 통합이 되길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1997년 대선 직후 김대중 당선자는 측근 한 사람을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보냈다.

처벌하지 않을 테니 외국에 나갈 생각하지 말고 국내에서 편안하게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을 사형시키려 했던 전두환을 용서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자신을 바다에 수장시키려한 이후락도 용서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 역사는 자신을 죽이려 한 정적을 용서한 대통령도 배출했고, 수평적 정권교체도 이루었으며, 선진국 대열에도 진입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은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것 같다. 장관 한 사람의 거취를 둘러싸고 광화문에 백만 명, 서초동에 백만 명이 모여 각각 상대방을 성토하는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다수의 일반 대중이 이렇게 적과 아군으로 갈리어 갈등과 대립의 주인공이 된 것은 해방 직후 신탁통치를 둘러싼 대립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 대선의 주요 경쟁자인 이재명과 윤석열 중 패배한 사람은 선거 후 감옥에 갈지 모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 선거도 이렇게 살벌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선거가 아니라 전쟁이다. 미움과 증오의 전쟁. 혹시라도 이런 극단적 대립과 분열, 증오와 미움이 대내 문제가 아니라 대북정책이나 대중, 대미정책을 둘러싸고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투표 장에 나갈 사람 중 절반 정도의 유권자는 이미 예비투표를 했다. 지금쯤은 아직 투표하지 않은 사람도 대부분 찍을 사람을 결정했을 것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셈이고 이 시점에서 간절한 소망을 밝힌다.


“선거 후 제발 정치보복 같은 짓은 하지 말라.” 혹자는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보복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며 그럼에도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화해와 용서는 그럼 어느 때 사용하는 용어냐고 묻을 것이다.


선거 후 어느 쪽에 의해서든 또다시 정치보복에 준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우리 사회는 그냥 폭발해버릴 것 같다.

 

두 후보 모두 김대중 대통령 이야기를 많이 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화해와 용서 철학을 말하려거든, 만델라의 화해와 통합정신을 말하려거든 우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을 향한 위로와 포용의 자세부터 보여주기 바란다.

權不十年(권불십년)이란 말이 있듯이 양후보 지지자들도 대선이 끝나면 좀 더 냉정해지길 바란다.

배너
배너

최신기사

더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