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훼손된 광주 정율성 흉상]
광주 남구가 주(駐) 광주 중국 총영사관 요청에 따라 결정한 정율성 흉상 복원을 보훈단체의 반발에 유보하기로 했다.
19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구는 2023년 10월 보수 단체 회원에 의해 훼손된 정율성 흉상 복원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남구는 중국 총영사관의 요청을 수용해 오는 9월 중 흉상을 복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복원 방법·시기 등 세부 계획을 마련하는 단계에서 복원이 부적절하다는 보훈단체의 항의가 이어져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율성은 광주에서 태어나 중국 3대 혁명 음악가 중 1명으로 알려졌지만,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한 행적과 관련해 이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전물군경유족회 등 일부 보훈단체는 최근 김병내 남구청장과의 면담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고, 김 구청장은 "복원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유보 의견을 전달했다.
남구는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듣는 자리 등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남구 관계자는 "훼손된 흉상·재단을 복원하고 일대 환경 정비를 하기 위해서는 1천여만원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예산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는데, 흉상을 훼손한 보수 단체 회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정율성 흉상은 남광주청년회의소가 중국 해주구 인민정부로부터 기증받은 것을 다시 남구에 기증하면서 2009년 7월 남구 양림동에 세워졌다.